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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130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_ 혜민스님 _정말 좋아하는 화가 우창헌 때문에 보게된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제목이 말해주듯 , 누구나 할 수 있는 그러한 조언집.그냥 소소하게 그럭저럭 좋지도 나쁘지도 않게, 읽었다.글귀보다는 우창헌 화가의 그림이 더욱 위로가된,지하철에서 코끝이 찡긋하여 혼났다. 2012. 4. 5.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_ 박민규 모든 사랑은 오해다. 그를 사랑한다는 오해, 그는 이렇게 다르다는 오해, 그녀는 이런 여자란 오해, 그에겐 내가 전부란 오해, 그의 모든 걸 이해한다는 오해, 그녀가 더없이 아름답다는 오해, 그는 결코 변하지 않을 거란 오해, 그에게 내가 필요할 거란 오해, 그가 지금 외로울 거란 오해, 그런 그녀를 영원히 사랑할 거라는 오해... 그런 사실을 모른 채 사랑을 이룬 이들은 어쨌든 서로를 좋은 쪽으로 이해한 사람들이라고, 스무 살의 나는 생각했었다. 결국 내게 주어진 행운이 있다면 바로 그것이었다 .그런 서로의 이해가, 오해였음을 깨닫지 않아도 좋았다는 것... 해서 서로가 이해한 서로를 영원히 간직할 수 있었다는 것 .. 두 달이건 석 달이건, 아니 언제까지고 찾아오는 사람도 없는 거예요. 할아버지 정도.. 2012. 3. 17.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_ 김연수 엄마는 고통 속에서 죽어갔다.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고통스럽다고 했다.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엄마의 고통을 함께한 것은 주기적으로 엄마의 몸속으로 들어가던 진통제뿐이었다. 고통 앞에서는 평생 가졌던 신앙마저도 진통제가 먼저 몸속으로 들어가리를 기다려야만 했다. 나는 엄마 덕분에 삶과 죽은 사이에는 고통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전적으로 개인적인 고통. 엄마가 죽던 그 순간까지 나는 정신을 잃은 엄마의 손을 어루만지며 침이 마르도록 사랑한다고 말했으나, 그 마지막순간까지도 나는 엄마의 고통만은 이해할 수 없었다. 고통보다는 죽음이 더 이해하기 쉬운 모양인지, 막상 엄마가 숨을 거둔 뒤에는 그간 병상에 누워 있던 엄마와의 거리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함께 느끼지 못한다는 점에서 고통은 분명히 엄마와 나 사이를.. 2012. 3. 1.
당신들 모두 서른 살이 됐을 때 _ 김연수 "그건 그 남자의 말이 맞아, 누나. 이 세상을 지배하는 건 우연이야. 시골이라면 자연이겠지만, 도시에서는 우연이야." 가깝다면 가깝고, 멀다면 남이랄 수 있는, 따져보면 육촌이 말했다. "하긴 우리가 이렇게 만나서 떠들어대는 것도 말하자면 운연의 힘이랄 수 있는 거지. 오늘 아침이 되기 전까지만 해도 너란 사람이 살고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으니까. 그렇게 치면 옆에 앉은 네 아내를 만난 건 정말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어. 같은 택시에 두번 탈 확률을 생각해봐." "그러니까 우리가 만날 때는 서로 만나기로 약속한 사람처럼 만난다. 인연에는 우연이 없다." 종현은 아니라고 했지만... 집으로 돌아가는 동안 나는 아까 소월길에서 들었던 소프라노의 목소리에 대해서 얘기했다. 그 아름다운 목소리가 어떻게 내 영.. 2012. 3.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