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라니1 사랑이라니,선영아 _ 김연수 _ 만약에 지금 당신이 한때 사랑했단 한 여자를 영영 다른 남자의 품으로 떠나보내게 된 것이라면 진눈깨비는 당신의 뜨거운 한 줄기 눈물을 가리려고 하늘이 찔끔거리는, 강파른 빗줄기랄 수 있겠다. 하지만 오랫동안 시난고난 혼자서만 사랑해왔던 한 여자와 드디어 결혼식을 올리는 것이라면 그건 '그 후로도 행복한' 삶을 예고하는 서설일 수밖에 없다. 오백 원짜리 동전을 던지면 학 그림과 500이라는 숫자 중 하나가 나오는 것과 마찬가지다. 둘을 한꺼번에 볼 수는 없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다들 단 하나뿐인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지, 다른 누군가의 삶을 살아가는 게 아니다. 진눈깨비가 비인지 눈인지 판명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이 아니라 우리 자신이다. 그러니 다른사람에게 복채를 내놓은 일은 절대로 없어야만 한다... 2012. 1. 30.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