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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em

데드 슬로우 - 김해자

by yoni_k 2013. 4. 21.

 




큰 배가 항구에 접안하듯

큰 사랑은 죽을 만큼 느리게 온다

나를 이끌어다오 작은 몸이여 ,

온 몸의 힘 다 내려놓고

예인선 따라 가는 거대한 배처럼

큰 사랑은 그리 순하고 조심스럽게 온다

가도 가도 망망한 바다

풀 어헤드로 달려왔으나

그대에게 닿기는 이리 힘들구나

서두르지 마라

나도 죽을 만치 숨죽이고 그대에게 가고 있다

서러워하지 마라

이번 생엔 그대에게 다는 못 닿을 수도 있다

 

 

 

데드 슬로우 / 김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