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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구본형변화경영연구소] 굿바이 외로움!

by yoni_k 2012. 1. 30.

굿바이 외로움!

 

내 인생을 스스로 책임지기 위해 정해둔 규칙 같은 건 있어.

징징거리지 않기. 변명하지 않기. 핑계대지 않기. 원망하지 않기.

그 네 가지만 안 해도 성공한 삶이라고 생각하지.

- 김형경 ‘꽃피는 고래’ 中 -

 

설 연휴를 맞이하여, 많은 분들이 고향을 찾거나 해외여행을 갑니다. 오늘 마음편지를 읽는 분들은, 고향을 찾지 못하는 분들이거나 명절 솔로들이 많으실 것 같군요. 저는 서울에서 명절을 지낸 지 오래되었습니다. 고향가는 길의 설렘은 없지만 귀성길 교통체증을 겪지 않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루 이틀, 먼 고향에 다녀오는 사람들의 피곤함을 건너뛸 수 있는 것이지요.

 

일요일 아침, 아내는 수녀의 길을 걷는 처제를 만나러 갔습니다. 아이의 밥상을 차려 주고 집을 청소하다 보니, 몸이 찌뿌둥 합니다. 얼른 옷을 챙겨입고, 밖으로 나갔습니다. 날씨가 추워졌지만 따스한 햇빛을 몸으로 느끼며 산책하고 돌아와 책을 한 권 집었습니다.

 

[행복한 사람‘타샤 튜더’]가 손에 잡히네요. 미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동화작가인 타샤 튜더는 버몬트주의 시골에서 30만평의 단지에 아름다운 정원을 가꾸며 살고 있지요. 1915년 생이니, 3년 후면 100세가 되겠군요. 세상에서 가장 부지런한 영혼이자, 귀여운 할머니 작가! 우울하게 지내기엔 인생이 너무 짧다고 말하는 그녀가 아직도 건강하면 좋겠군요. 그녀의 책은 읽는다기 보다는 음미하게 됩니다.

 

"요즘은 사람들이 너무 정신없이 살아요.

카모마일 차를 마시고 저녁에 현관 앞에 앉아

개똥지빠귀의 고운 노래를 듣는다면

한결 인생을 즐기게 될 텐데."(p.55)

 

바랄 나위 없이 삶이 만족스럽다.

개들, 염소들, 새들과 여기 사는 것 말고는 바라는 게 없다.

인생을 잘 살아왔다는 생각이 들지만 사람들에게 해줄 이야기는 없다.

철학이 있다면, 헨리 데이빗 소로우의 말에 잘 표현되어 있다.

'자신 있게 꿈을 향해 나아가고 상상해온 삶을 살려고 노력하는 이라면,

일상 속에서 예상치 못한 성공을 만날 것이다.'

그게 내 신조다. 정말 맞는 말이다.

내 삶 전체가 바로 그런 것을.(p.174)

 

좋아하는 노래를 몇 곡 들었습니다. 가톨릭대 신학생들로 구성된 갓등 중창단의 ‘아버지 뜻대로 Non Mea Sed Tua’는 많이 아끼는 노래입니다. 윈터 플레이의 ‘세월이 가면’도 감미로운 선율로 마음을 잔잔하게 합니다. 차를 한잔 마시고, 기타를 튕기며 노래를 불러봅니다.

 

집을 청소하고, 30분 산책을 하고, 아끼는 책을 음미하고, 좋아하는 음악을 듣고, 부르고 싶은 노래를 부르고...너무 평범한가요? 더 좋은 것들도 많겠지만, 스스로를 기쁘게 하기 위한 저만의 규칙입니다.

 

누구나 자신을 기쁘게 할 권리가 있습니다.

혼자서도 행복하고, 헤어져도 행복하고

실패와 절망 속에서도 행복할 수 있는 작은 규칙!

자신을 기쁘게 할 매뉴얼이 하나쯤 있어야 하겠습니다.

 

명절이 되면 특히 외로운 사람들이 있습니다. 결혼을 못한 솔로라서 고향에 가지 못하고, 취업을 못해서 외롭고, 식당에서 혼자 밥을 먹고, 혼자 영화를 보아도 외로운 사람들, 몇 년째 집으로 가지 못하고 병상에 누워있는 장기입원 환자들과 간병하는 가족들, 명절에 가족들과 함께 있으면서도 오히려 더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들까지...

 

외로움은 증거입니다. 내가 사랑하고 싶다는, 사랑을 원한다는 증거지요.

그래서 또한 삶의 강한 에너지입니다. 외로움이 엄습할 때는 받아들여야 합니다. 인정하는 것이지요. 외로움을 인정하고, 자신을 기쁘게 하는 일상의 작은 규칙과 매뉴얼을 실행할 때, 징징거리거나 원망하지 않고 싱긋 웃으며,‘굿바이 외로움’을 말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린 다시 살아갈 힘을 얻을 수 있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외로움도 많이 받아들이시고

더 많이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