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대산 하늘 구경1 대설주의보 _ 윤대녕 소설집 보리 "요즘도 계속 그림책 그려?" 알고 있을 텐데도 준호는 그렇게 물어왔다. 아니, 모르고 있는 건가? 그럴 수도 있겠다고 수경은 생각했다. 용서하지 않음이 반드시 관심의 지속을 뜻하는 건 아니다. 수경은 그의 질문에 굳이 대답하지 않았다. 궁금해서 물어온 게 아니지 않는가. 소식을 들어 알고 있으면서도 수경은 준호에게 비슷한 질문을 던졌다. "준호씨는 요즘 뭐하고 지내?" 그는 담담하다 못해 당당했다. 왜, 모르고 있었냐는 투였다. 아직도 이쪽을 용서하지 못한게 분명했다. "포도주에서 영영 헤어나지 못할 줄 알았는데, 소주가 점점 좋아지는 걸 보면 나도 어쩔 수 없이 나이를 먹나봐. 몸은 괜찮은 거지?" 그가 재차 묻기에 수경은 마지못해 고개를 주억거렸다. 그에게는 사실대로 말할 수 없는 것이다. 그.. 2012. 1. 30.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