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Movie

일 포스티노 Il Postino [The Postman], 1994

by yoni_k 2013. 1. 21.




"뭐라고 하셨죠?"/"은유말이야!"/ "그게 뭔데요?"/ "은유? 은유란 뭐라 설명할까. 말하고자 하는 것을 다른 것과 비교하는거야."/ "시 쓰실 때도 그러나요? "/ "그럼 물론이지."/ "예를 들면요?" /"예를 들어, 하늘이 운다고 하면 그게 무슨 뜻이지? "/ "비가 오는거죠."/ " 맞았어. 그런게 은유야." /"그렇군요. 간단하네요. 그런데 왜 이름이 그렇게 어렵죠? ----선생님의 시 마지막 구절이 마음에 들어요, '인간으로 살기도 힘들다.' 저도 그런 느낌이 있었는데 표현을 못했거든요. 정말 마음에 와 닿았어요. 그런데 왜 '이발소에서 담배를 피며 살인을 외친다'고 썼죠?"/"난 내가 쓴 글 이외의 말로는 그 시를 표현하지 못해. 시란 설명하면 진부해지고 말아. 시를 이해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 감정을 직접 경험해 보는 것뿐이다. "

 

 

 

"어떻게 시인이 되셨어요?"/"해변을 따라 천천히 걸으면서 주변을 감상해보게."/"그럼 은유를 쓸 수 있게 되나요?"/"물론, 틀림없이!"

 

 

"이 시 어떤가?"/"이상해요."/"이상하다니, 무슨 뜻이야? 무서운 비평가로군."/"아뇨, 시가 아니라요. 말씀하시는 목소리가 이상하다구요."/"느낌이 어땟는데?"/"모르겠어요. 단어가 왔다 갔다 하는 것 같아요."/"바다처럼 말이지?"/"그건 운율이라는 거야."/"멀미까지 느꼈어요."/"멀미?"/"마치 배가 단어들로 이리저리 튕겨지는 느낌이었어요."/"배가 단어들로 튕겨진다고?"/"네, 그래요."/"방금 자네가 한 말이 뭔지 아나. 마리오?"/"아뇨, 뭐라고 했는데요?"/"그게 은유야."/"정말이세요?"/"그럼."/"하지만 일부러 한 게 아니니까 진짜는 아니죠."/"그건 상관 없어. 느낌이란 순간적으로 생기는 거니까."/"무슨 뜻이죠? 제가 세상을 설명할 수도 있단 말인가요? 바다와 하늘과 비와 구름과."/" 기타등등이라고 하면 돼."/"기타 등등이 있는 이 세상이 다른 것의 은유란 말인가요?"

 

 

" 이 섬의 아름다움에 대해 말해보게."/" 이 섬의 아름다움이요?"/" 그래, 자네 고향의 자랑이 뭔지 말해보게."/" 베아트 리체 루소!"/" 그래, 아주 좋아."

 

                                               <영화 속 대사 발췌>

 

이탈리아의 작은 섬으로 세계적 시인 파블로 네루다가 망명을 온다. 그에게 쏟아지는 우편물을 배달하기 위해 마을 청년 마리오는 네루다의 전담 우편배달부로 고용된다. 마리오가 베아트리체라는 처녀를 사랑하게 되면서 네루다는 시로써 사랑을 이루게 도와준다. 시를 통해 사랑을 만들어가고, 은유를 통해 세상에 눈떠 가는 섬마을 우편배달부가 예술과 사랑과 삶을 알아가는 영화다. 은유란 낯익은 대상을 통해 낯선 것을 표현하는 것을 말한다. 일상적으로 흔히 쓰는 낯익은 말은 이미 우리가 알고 있는 것만을 전달하므로 신선하지 않다. 반대로 생소한 낯선 단어는 우리를 혼란하게 만든다. 그러므로 낯선 것과 낯익은 것이 적당히 조화를 이룬 은유를 통해 새로운 것을 쉽고도 신선하게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누군가의 요약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