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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문학적 건망증 _ 파트리크 쥐스킨트

by yoni_k 2012. 1. 30.


나는 책을 읽으면서 의자를 향해 비틀비틀 걸어가고, 읽으면서 자리에 앉고, 읽으면서 도대체 무엇 때문에 읽고 있는지조차 잊어버린다. 오로지 나는 책장을 넘길 때마다 발견하는 다시없이 귀중한 새로운 것에 정신을 집중한 욕망 그 자체일 뿐이다. 







그러나 혹시 -스스로를 위안하기 위해 이렇게 생각해 본다 -(인생에서처럼) 책을 읽을 때도 인생항로의 변경이나 돌연한 변화가 그리 멀리 있는 것은 아닐지도 모른다. 그보다 독서는 서서히 스며드는 활동일 수도 있다. 의식 깊이 빨려 들긴 하지만 눈에 띄지 않게 서서히 용해되기 때문에 과정을 몸으로 느낄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 시는 말한다. 

[너는 .. 해야... , 너는... 해야...]

이렇게 어리석을 수가! 정확히 무엇이라고 씌어 있었는지 잊어버린 것이다. 그러나 의미는 생생하게 뇌리에 남아 있기 때문에, 그다지 중요한 일은 아니다. 어쨌든 이런 내용이었다. 


너는 네 삶을 변화시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