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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em

낮은 곳으로 _ 이정하

by yoni_k 2013. 10. 23.





낮은 곳에 있고 싶었다.
낮은 곳이라면 지상의 그 어디라도 좋다.
찰랑찰랑 물처럼 고여들 네 사랑을 온몸으로 받아들일 수만 있다면
한 방울도 헛되이 새어 나가지 않게 할 수만 있다면 


그래, 내가 낮은 곳에 있겠다는 건
너를 위해 나를 온전히 비우겠다는 뜻이다.
나의 존재마저 너에게 흠뻑 주고 싶다는 뜻이다.


잠겨 죽어도 좋으니 너는
물처럼 내게 밀려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