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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em

가을밤 _ 조용미

by yoni_k 2013. 6. 27.






 



마늘과 꿀을 유리병 속에 넣어 가두어두었다 두 해

가 지나도록 깜박 잊었다 한 숟가락 뜨니 마늘도 꿀

도 아니다 마늘이고 꿀이다

 

당신도 저렇게 오래 내 속에 갇혀 있었으니 형과 질

이 변했겠다

 

마늘에 緣하고 꿀에 연하고 시간에 연하고 동그란

유리병에 둘러싸여 마늘꿀절임이 된 것처럼

 

내 속의 당신은 참 당신이 아닐 것이다 변해버린 맛

이 묘하다

 

또 한 숟가락 나의 손과 발을 따뜻하게 해줄 마늘

꿀절임 같은 당신을,

 

가을밤은 맑고 깊어서 방 안에 연못 물 얇아지는

소리가 다 들어앉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