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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률3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 - 이병률 끌림 2탄.끌림을 읽었을 때의 그 충격, 새로운 세상으로의 친절한 인도. 그리고 마음의 위로, 사랑에 대한 깊은 고민들이 가득 담겨. 내 마음을 대변해 주었던 그 시간.을 다시 만났다 ! _"거기 한쪽에 두고 가, 그냥 내가 바라보게..." 어쩌면 이토록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 그 말이 생각나는 걸까.그말로 정신이 하나도 없는 걸까.단지 우리가 며칠 머물던 호텔의 건너편 쪽에 앉아 있을 뿐인데. _ 사람이 사람에게 '나를 사랑하느냐'고 묻는 건 사랑이 어디론가 숨어버려서 보이지 않기 때문이 아니라 단지 그걸 만지고 싶어서일 텐데, 그걸 붙들고 놓지 않으려는 게 아니라, 그냥 만지고 싶은 걸 텐데, 갖자는 것도, 삼켜버리는 것도 아닌, 그냥 만지고 싶은 것. _버린다고 해서 버려지지 않는, 잘 말린다고 해.. 2012. 8. 7.
: 시 * 나는 나만을 생각하고 나는 나만을 생각하고 - 해남, 고 김남주 시인 생가 앞에서 이병률 나는 나만을 생각하고해가 진다나는 나만을 생각하느라다리를 건넌다다리에서 한없이 쉰다우리가 우리만을 생각하는 것도 모자라나는 나만을 생각하고하염없는 것들은 우주의 속살로 썩는다생각을 앉히고생각 옆으로 가 앉지만나는 지렁이나는 나만을 생각하여서나에게 던진 질문 따위는 흘러내리고그러고도 지구를 반으로 가를 수 없음을 인정하면서해가 진다고개를 들 수 없는 땅이라끊어지지 않는 몸으로 기어야 해서나는 나만 생각하느라 뜨거운 적 없이해가 지는 것이다그리하여 별이 멀어지면 멀어질수록나는 한사코 나만 생각하는 것이고나에게로만 가까워지려는 것이다 김남주 시인 헌정시집 [어디에 있는가, 나의 날개, 나의 노래는] 중에서 [출처] 나는 나만을 생각하고 |작성.. 2012. 7. 31.
[시집] 찬란 _ 이병률 _겨우내 아무 일 없던 화분에서 잎이 나니 찬란하다흙이 감정을 참지 못하니 찬란하다 감자에서 난 싹을 화분에 옮겨 심으며손끝에서 종이 넘기는 소리를 듣는 것도오래도록 내 뼈에 방들이 우는 소리 재우는 일도 찬란이다 살고자 하는 일이 찬란이었으므로의자에 먼지 앉는 일은 더 찬란이리찬란하지 않으면 모두 뒤처지고광장에서 멀어지리 지난밤 남쪽의 바다를 생각하던 중에등을 켜려다 전구가 나갔고검푸른 어둠이 굽이쳤으나생각만으로 겨울을 불렀으니 찬란이다 실로 이기고 지는 깐깐한 생명들이 뿌리까지 피곤한 것도햇빛의 가랑이 사이로 북회귀선과 남회귀선이 만나는 것도무시무시한 찬란이다 찬란이 아니면 다 그만이다죽음 앞에서 모든 목숨은찬란의 끝에서 걸쇠를 건져 올려 마음에 걸 것이니 지금껏으로도 많이 살았다 싶은 것은 찬란을 .. 2012. 6.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