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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2

누런 강 배 한 척 _ 박민규 굳이 이렇게 좋아야 할까 생각이 들 만큼이나 화사하고, 화사한 날씨였다. 네 개의 가시오가피 박수가, 그것을 든 한 사내의 뒷모습이 화사한 봄 속으로 사라져간다. 황사가 걷힌 하늘을 올려보며, 그래서 잘 왔다고 나는 생각을 한 것이다. 더없이 가벼이 화단에선가, 가로수에선가 꽃잎 몇장 떨어 진다, 떨어졌다. 왜 인생에선 낙법이 통하지 않는 것인가. 아들이, 그래서 아내의 전부가 되었다. 절로 이기적이고 의타심이 강한 인간으로 자라왔고, 지금도 그러하다. 내 책임이다. 아니, 누구의 책임인지 알 수 없다. 이제 더 줄 것도 없지만, 아니, 그래도 겨우 집 한 채가 남았지만, 더는 주지 않겠다고 나는 결심했다. 나에게도, 내 인생이란 게 있는 것이다. 치매를 앓는 아내에게도 아내의 인생이 있다. 집은 우리의.. 2012. 2. 7.
근처 _ 박민규 잘 살고 있어. 아침엔 민과장의 전화를 받았다. 10시쯤 눈을 떴으니 민과장에겐 아침회의를 끝내고 난 오전이었을 것이다. 어떻게 지내냐는 말에... 그렇게밖에는 답을 할 수 없었다. 나도 얘기는 들었는데 ... 하고 말을 흐렸으므로 그렇지 뭐, 내가 말끝을 이어야 했다. 또 무슨 얘길 나눴던가... 잘 아는 목사님이 계시다는 얘길 들었다, 들었으므로 나는 고맙다고 말해주었다. 고맙다, 고마운 일이다. 그리고 또 각자의 삶을 살아야 한다. 어떤 통증도 없이 모처럼 깊은 잠을 잤다는 생각이다. 차를 끓이고, 몇장의 시디를 뒤져 바흐를 듣고, 세수를 하고, 카메라의 배터리를 교체하고... 했다. 분명 잘, 살고 있다고도 말할 수 있는 생활이다. 돌이켜보면 옴몸을 파닥이던 붕어의 모습이 떠오른다. 내게도 그런 .. 2012. 2.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