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설탕이 녹는 동안1 검은 설탕이 녹는 동안 _ 전경린 한가로울 때, 오랜만에 맑은 머리와 바른 자세로 잠깐 삶을 쉬게 될 때, 누구나 그렇듯이 삶이 꿈속 같고 나 자신이 존재라기보다는 본질인 것처럼 무화되는 것을 느낀다 . 울음을 그치고 허무로 돌아가듯이... 스무 살이든, 마흔 살이든, 일흔 살이든 그것은 시간이 아니라 오히려 어떤 지점인 것 같다. 떨림과 어긋남과 차이... 그속에서 우리의 생은 LP판 속의 가수처럼 노래한다. '탈이란 어떤 경우든 은폐와 신비화의 역할을 하는 것이라야 상징과 표현이라는 두 개의 요소로 환원된다.' 하지만 나는 그것을 살짝 바꾸어 외우고 있었다. 얼굴이란 어떤 경우든 은폐와 신비화의 역할을 하는 것이라야 상징과 표현이라는 두개의 요소로 환원된다. 스무 살인 나의 얼굴을 날마다 껍질이 벗겨지는, 아직 역할을 얻지 못한 쓸쓸.. 2012. 1. 30. 이전 1 다음